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		    | 제목 | | 착한 눈망울을 애도함 | 
		
		
		
		    | 작성자 | sungyu27 | 날짜 | 2011-01-13 | 조회수 | 6,021 | 
		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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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                | 착한 눈망울을 애도함
 
 부드러운 속눈썹 물기 어린 눈동자
 그 착한 눈망울을 어찌 지우겠느냐
 조선의 한 여인네는 티끌만한 바늘 하나를 잃고도
 유아이사(由我而死)라 울었다
 우리들의 죄로구나, 업보로구나
 나도 운다, 산천도 운다
 
 영문 모르고 아무 잘못도 없이 음~메~ 한 소리 남기고
 영원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가는 착한 눈망울 위에
 마지막 얼어 버린 하늘 한 조각 비치었더냐
 
 너의 육신은 찢어진 저금통이 아니다
 구덩이에 던지면 그만인 고장 난 냉장고가 아닌 줄
 너를 자식으로 기른 농부가 어찌 모르겠느냐
 너희의 황망한 목숨
 우리들의 허망한 애욕의 끝이 어찌 닿지 않겠느냐
 목숨과 목숨의 경계가 어찌 다르겠느냐
 
 잊을 수 있겠느냐 푸른 들, 아니
 녹슨 창살 너머로 보이던 흰 구름 차마 놓을 수 있겠느냐
 그리도 애타고 목마르던 자유
 
 그러나 그러나 정녕 어찌하랴
 워낭소리 목줄이랑 고삐랑 모두 풀어 놓고
 이제 다시는 이승 돌아보지 말아라
 끝이 보이지 않는 풀밭으로 떠나거라
 이천 십 년 전 슬픈 이 땅에 오신 12월의 신께로 가거라
 이승 저승의 아픈 목숨 모두 어루만지는 4월의 신께로 가거라
 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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